2026년 5월 25일부터 시행되는 시행령 제110/2026/ND-CP호는 생산자·수입자의 확대생산자책임(EPR)을 위한 독립적이고 전문화된 법적 틀을 마련했다. 어떤 기업이 의무 대상인지, 얼마나 재활용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재정·재활용 지원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EPR을 베트남의 순환경제 전환을 위한 중요한 연결고리로 만들고 있다.

소비 이후 책임에서 제품 전 생애주기 관리로

전통적인 선형경제에서는 제품이 대체로 ‘자원 채취–생산–소비–폐기’의 흐름을 거친다. 제품이 폐기물이 된 이후의 수거와 처리는 주로 폐기물 관리 체계와 지방정부의 책임이었다.

EPR, 즉 확대생산자책임은 이러한 접근을 바꾼다. 기업의 책임이 제품 판매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 이후 단계까지 이어지며, 재활용 의무를 이행하거나 폐기물 처리에 필요한 재원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계속된다.

이는 순환경제에서 특히 중요하다. 제품의 환경비용이 생산기업에 다시 반영되면 제조사는 자재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쉬운 소재를 선택하며, 포장을 개선하고, 사용 후 소재가 다시 생산 순환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높일 유인을 갖게 된다.

베트남의 EPR은 2020년 환경보호법에 근거가 마련되었고 시행령 제08/2022/ND-CP호와 후속 개정 문서를 통해 단계적으로 구체화되었다. 다만 기존 규정은 더 광범위한 환경보호 법체계 안에 포함되어 있었고, 실제 시행 과정에서는 책임 주체의 확정, 의무 산정, 재정과 데이터 관리, 성과 검증 등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규칙이 필요해졌다.

시행령 제110/2026/ND-CP호는 2026년 4월 1일 공포되고 5월 25일부터 시행되며, 환경보호법 제54조와 제55조의 제품·포장재 재활용 책임 및 폐기물 수거·처리 책임의 이행을 별도로 규정한다. 동시에 시행령 제08/2022/ND-CP호의 제6장과 부록 XXII, XXIII를 폐지한다. 2026년 이후의 EPR 의무는 시행령 110에 따라 이행하고, 2025년 이전 의무는 종전 규정 체계에 따라 계속 처리한다.

누가 책임을 지는지 명확히 하다

주목할 변화 중 하나는 EPR 이행 주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했다는 점이다.

시행령은 생산자와 수입자에게 일반적으로 책임을 부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탁생산, 수입대행, 동일 브랜드를 여러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우, 모회사와 독립채산 단위 간 관계 등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도 다룬다.

예를 들어 동일 브랜드 제품이 여러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지는 경우 상품 표시 책임을 지는 주체가 재활용 책임을 부담한다. 위탁생산에서는 생산을 발주한 측이 책임을 지고, 수입대행의 경우에도 의무 주체는 상품 표시 책임자와 연계해 결정된다.

포장재의 경우 적용 대상은 상업용 포장으로 정해지며 식품, 화장품, 의약품, 비료, 사료, 동물용 의약품, 세제, 시멘트 등 다양한 상품의 직접 포장과 외부 포장을 포함한다.

시행령은 재활용 책임이 면제되는 경우도 규정한다. 수출, 일시수입 후 재수출, 연구·교육·시험 목적의 제품과 포장재, 총매출이 면제 기준 이하인 일부 생산자·수입자, 그리고 생산자가 직접 회수해 다시 포장하여 기준에 맞는 비율로 시장에 재공급하는 포장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누가 책임지는가’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은 점점 복잡해지는 공급망에서 의무의 공백이나 중복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수거에 그치지 않고 재활용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시행령 제110/2026/ND-CP호는 제품과 포장재 유형별 의무 재활용률과 재활용 규격을 계속 적용한다.

특히 요구사항은 폐기물이 수거되었는지 여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활용 과정에서 어떤 산출물이 만들어졌는지에 초점을 둔다.

시행령 부록 I에 따르면 현재 의무 재활용률은 종이·판지 포장 20%, 다층 복합 종이 포장 15%, 알루미늄 포장 22%, 철 및 기타 금속 포장 20%, 경질 PET 포장 22%다. 소재별 재활용 규격도 상업용 펄프, 금속 빌릿, 상업용 플라스틱 펠릿 등 구체적인 산출물과 연계된다.

이는 관심의 초점을 ‘얼마나 수거했는가?’에서 ‘사용 후 소재가 실제로 경제 안으로 다시 돌아왔는가?’로 옮기는 데 기여한다.

의무 재활용률은 3년 주기로 상향 조정되며 한 번에 최대 10%까지 추가할 수 있고, 첫 조정은 2029년으로 정해져 있다. 기업이 의무량을 초과해 재활용한 물량은 다음 연도 의무 산정에 이월해 사용할 수도 있다.

도로교통수단의 경우 생산자·수입자가 2027년 1월 1일부터 시장에 출시하는 차량부터 재활용 책임이 적용된다.

기업의 EPR 이행 선택지가 넓어진다

모든 기업이 자체 회수·재활용망을 구축할 만큼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따라서 새로운 법적 틀도 의무 이행 방식의 유연성을 유지한다.

생산자와 수입자는 직접 재활용하거나 재활용업체를 고용하거나 생산자책임기구(PRO)에 위임하는 등 적절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경우에는 직접 재활용을 조직하는 대신 베트남 환경보호기금에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다.

시행령은 PRO의 법적 지위, 재활용업체 요건, 서류와 증빙 관리, 기타 재활용 관련 조건도 보다 명확히 한다. 이를 통해 생산자, 수거업체, 재활용기업과 PRO가 서로 연계되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각 기업이 소비 후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PR 데이터와 자금 흐름의 투명성 강화

시장에 공급된 제품량, 회수량, 재활용 성과, 재정 기여금을 추적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EPR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에 시행령 제110/2026/ND-CP호는 국가 EPR 정보시스템에 관한 별도 내용을 둔다. 이 시스템은 생산자·수입자의 등록, 신고, 보고, 관리와 의무 이행 감독을 지원하며 관련 국가 데이터베이스와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하는 기능도 갖춘다.

규정에 따르면 재활용을 직접 조직하는 방식을 선택한 기업은 매년 4월 1일 이전에 국가 EPR 정보시스템을 통해 계획을 등록하고 재활용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법에서 정한 방식으로 베트남 환경보호기금에 재정 기여를 선택한 경우에는 이 절차에 따른 재활용 계획 등록·이행·결과 보고 의무가 없다.

시행령은 또한 재활용 데이터의 검증 가능성을 높이고 관련 기록과 증빙을 별도로 관리하며 결과 확인 체계를 두도록 요구한다. 이는 EPR이 서류상 제도에 그치는 것을 막고 관리기관이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를 평가할 근거를 만드는 중요한 단계다.

시행령 110과 함께 농업환경부는 2026년 5월 25일부터 시행되는 시행규칙 제24/2026/TT-BNNMT호를 발행해 기여금 수준, 등록, 보고, 지원 메커니즘 등에 관한 일부 내용을 안내함으로써 EPR의 실제 시행 수단을 한층 보완했다.

EPR은 단순한 준수 비용이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 EPR은 우선 추가 의무를 만든다. 시장 출시 제품량을 추적하고, 소재 데이터를 구축하며, 이행 방식을 선택하고, 재활용을 조직하거나 재정적으로 기여하고, 그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EPR을 단지 ‘환경 부담금’으로만 본다면 제도의 역할은 크게 축소된다.

소비 후 비용이 생산 의사결정에 포함되면 기업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소재 사용을 줄이고, 분리하기 어려운 포장 구조를 개선하며, 재활용 가능한 소재 비율과 재생원료 사용을 늘릴 유인을 갖게 된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EPR 비용과 버진 원료 의존도를 동시에 낮출 수 있다.

경제 전체로 보면 EPR 자원은 전문적인 수거·분류·재활용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늘린다. 시행령은 재활용 지원 체계를 두고 자원 배분 시 재활용 효율과 기술 수준을 고려하도록 해, 폐기물을 단순히 수거해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식보다 고도 재활용 해법을 장려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EPR과 순환경제가 만난다. 환경책임이 폐기물 처리의 마지막 단계에만 머물지 않고 제품 설계, 소재 선택, 생산 조직 과정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규정이 있음’에서 ‘실행 가능함’으로

시행령 제110/2026/ND-CP호를 통해 베트남은 EPR을 위한 보다 전문적이고 명확한 틀을 갖추게 됐다. 다만 정책의 효과는 실제 집행 역량에 달려 있다.

발생원 분리배출 인프라, 수거망, 재활용 산업의 역량, 데이터 품질, 기업과 회수업체 간 연결 능력은 여전히 중요한 고리다. 특히 중소기업은 소재 데이터 체계를 구축하고 EPR 요구사항을 경영에 통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베트남 EPR의 다음 단계는 새 시행령을 준수하는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품의 전 생애주기를 고려하고, 폐기물이 다시 원료가 될 기회를 만들며, 환경비용이 생산과 소비 의사결정에 점차 반영되는 시장을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시행령 제110/2026/ND-CP호는 EPR 책임을 단순히 설정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운영·측정·감독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일관되게 시행된다면 EPR은 폐기물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친환경 설계, 재활용 산업, 베트남의 순환경제 전환을 촉진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참고 자료

  1. Nghị định số 110/2026/NĐ-CP về trách nhiệm tái chế sản phẩm, bao bì và xử lý chất thải — Chính phủ
  2. Thông tư số 24/2026/TT-BNNMT hướng dẫn Nghị định 110/2026/NĐ-CP — Bộ Nông nghiệp và Môi trường
  3. Đối tượng phải thực hiện trách nhiệm tái chế sản phẩm, bao bì — Báo Điện tử Chính ph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