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기업이 이미 배출을 줄인 것은 아닙니다. 인벤토리의 진짜 가치는 CO₂ 수치를 이용해 가장 큰 배출원을 찾고, 적절한 해법을 선택하며, 구체적인 투자계획으로 연결할 때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인벤토리를 마친 뒤 기업은 감축 여정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인벤토리는 목적지가 아니다

녹색 전환 과정에서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흔히 첫 단계로 언급됩니다. 일정 기간 동안 기업이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어떤 활동에서 그 배출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공장은 생산을 위해 석탄·석유·가스를 태우면서 직접배출을 만들 수 있고, 구매전력에서 간접배출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원료·운송·관련 활동의 공급망에서도 큰 온실가스 배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전체 그림이 없으면 어디서부터 줄여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베트남 기후변화국은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배출 “핫스폿”을 파악하고 목표와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 단계로 봅니다. 인벤토리는 고객과 공급망의 요구, 녹색금융 접근과도 점점 더 연결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인벤토리 의무 대상 기업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10일 발표되고 2026년 9월 25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 42/2026/QD-TTg는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실시해야 하는 시설을 2,441곳으로 갱신했습니다.

하지만 인벤토리는 첫 질문, 즉 “기업이 얼마나 배출하고 있는가?”에만 답합니다. 더 중요한 다음 질문은 “그 수치를 어떻게 낮출 것인가?”입니다.

1단계: 현재 배출 현황을 파악한다

기업 내부의 모든 배출원이 같은 중요도를 갖는 것은 아닙니다. 한 공장에 수십 대의 기계와 많은 생산공정이 있어도 대부분의 배출은 보일러, 소성로, 냉동·냉각 시스템, 핵심 생산라인 전력, 특정 원료 등 몇몇 배출원에 집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벤토리를 마친 뒤 첫 번째 행동은 곧바로 새 설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데이터를 다시 읽는 것입니다. 어떤 활동이 가장 많은 배출을 만들고, 어떤 배출원이 증가하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장 효과적인 감축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기후변화국은 감축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최근 인벤토리를 바탕으로 현황을 평가하고 주요 배출원과 각 항목의 기여도를 파악하는 것을 첫 단계로 권고합니다.

이는 “친환경”이라고 불리는 해법에 투자했지만 정작 가장 큰 배출원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흔한 실수를 피하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조명을 전부 교체하면 전기를 절약할 수 있지만 공장 에너지의 대부분이 소성로에 쓰인다면 열공정 개선이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축은 유행하는 기술을 좇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2단계: 가장 큰 배출원을 확인한다

생산을 확대하는 기업은 제품 한 단위당 CO₂를 줄이면서도 생산량 증가 때문에 총배출이 늘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연도의 수치만이 아니라 미래도 함께 봐야 합니다.

기후변화국의 온실가스 감축계획 지침은 ‘무개입 배출 시나리오’ 수립을 별도의 단계로 둡니다. 쉽게 말해 생산은 계속 성장하지만 추가 감축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향후 몇 년 동안 배출이 얼마나 될지를 추정하는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는 비교 기준이 됩니다. 기업은 무엇과 비교해 감축했다고 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감축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투자효과를 계산하거나 여러 해에 걸쳐 성과를 추적할 때 특히 중요합니다.

3단계: 감축 목표를 세운다

“배출 감축”, “친환경 생산”, “넷제로 지향”은 모두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아직 관리 가능한 목표는 아닙니다. 감축 목표는 적어도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얼마나 줄일 것인가, 언제까지 줄일 것인가, 무엇을 기준으로 줄일 것인가?

“온실가스를 크게 줄인다”는 막연한 목표 대신, 기준연도 대비 2030년까지 일정 비율을 줄이거나 제품 단위당 배출을 낮추는 식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06/2022/ND-CP와 이를 개정·보완한 시행령 119/2025/ND-CP에 따르면 2026~2030년 시설 단위 온실가스 감축계획은 최근 인벤토리 결과, 감축조치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의 예상 배출, 연도별 감축목표, 실행대책, 모니터링 방안을 명시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가 각 기업의 현실에 맞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공장에 적용되는 하나의 감축 비율은 없습니다.

4단계: 적절한 감축 대책을 선택한다

감축을 이야기하면 그린수소, 탄소포집, 전체 생산라인 교체 같은 대형기술이 관심을 끌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현실적인 로드맵은 더 간단한 변화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압축공기 누출 관리, 냉동시스템 최적화, 모터 효율 개선, 보일러 운전 조정, 폐열 회수, 고에너지 설비 교체 등이 예입니다.

산업무역부는 특히 에너지다소비 산업과 노후·저효율 기술을 사용하는 시설에서 에너지 절감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에너지관리, 고효율 설비, 재생에너지, 수요관리, 생산공정 최적화 등이 주요 추진 대책입니다.

기업은 각 해법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잠재 감축량, 투자비, 회수기간, 생산에 미치는 영향, 현재 기술로 실행 가능한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대책을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비용으로 즉시 할 수 있는 일, 향후 몇 년간 투자가 필요한 프로젝트,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대규모 기술 전환입니다. 이 방식은 감축 여정이 너무 거대한 프로젝트가 되어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는 상황을 막아 줍니다.

5단계: 계획하고 실행한다

기후변화국 지침에 따르면 기업은 각 대책별로 업무 배정, 자원 배치, 실행시점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단계부터 감축은 환경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여러 부서의 공동업무가 됩니다. 기후변화국도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필요한 데이터가 생산, 기술, 회계, 조달 등 여러 부서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한 업무라고 강조합니다.

실질적인 감축을 위해 기업은 탄소를 핵심 경영과 투자 프로세스 안에 포함해야 합니다.

6단계: 결과를 측정하고 조정한다

대책을 실행한 뒤에는 실제 배출량을 계산하기 위해 전력, 연료, 원료와 관련 데이터를 계속 추적해야 합니다. 이것이 측정·보고·검증 체계, 즉 MRV의 역할입니다.

베트남은 배출관리와 탄소시장 운영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MRV 체계와 배출권 할당 메커니즘을 계속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행령 119/2025/ND-CP에 따르면 시설의 감축계획에는 모니터링 방안이 포함되어야 하며 필요할 때 조정·갱신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나의 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인벤토리 → 배출원 파악 → 해법 선택 → 실행 → 재측정 → 조정. 감축은 한 번 하고 끝나는 활동이 아닙니다.

의무대상이 아니어도 기업은 시작해야 할까?

모든 기업이 온실가스 인벤토리 의무대상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측정과 배출관리가 의무시설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변화국에 따르면 국내 의무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기업도 국제 파트너, 특히 외국인투자기업 공급망에 참여할 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습니다. 명확한 데이터는 고객 요구 충족과 녹색금융 접근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이 일찍 시작하면 요구가 더 엄격해지기 전에 데이터 체계를 구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복잡한 탄소관리 시스템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년 전력과 연료를 얼마나 쓰는가? 어떤 활동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가? 데이터가 완전하게 저장되고 있는가? 누가 그 정보를 취합하는가?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감축 로드맵의 기반이 생깁니다.

하나의 배출 수치에서 경영 의사결정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가치는 보고서 하나가 더 생기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보고서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의 배출 수치는 생산라인의 운전방식을 바꾸는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큰 에너지 부하는 절전 투자 프로젝트가 될 수 있으며, 연료비는 새 기술을 찾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때 감축은 생산 밖에 놓인 별도의 목표가 아니라 운영, 투자, 경쟁력 의사결정의 일부가 됩니다. 기업은 가장 큰 목표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 출발하고, 바꿔야 할 지점을 정확히 선택하며, 각 해법이 실제로 배출을 줄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인벤토리에서 실행으로의 전환은 결국 “우리가 얼마나 배출하는지 안다”에서 “그 숫자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참고 자료

  1. GHG Protocol Corporate Accounting and Reporting Standard — Greenhouse Gas Protocol
  2. Setting Reduction Targets and Tracking Inventory Changes — Greenhouse Gas Protocol
  3. Industry — Energy Efficiency 2025 — International Energy Agency